영화 '무뢰한'에 대한 깊은 감상

안녕하세요, 전 천기누설리뷰어라고 하는 블로거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땐 인간 관계가 얽히고설킨 미스터리에 관심이 많던 시기였습니다. 복잡한 감정선과 서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어서 곧장 감상할 수밖에 없었죠. 제가 이 영화를 본 루트가 OTT 서비스 즉 웨이브였는데요.

지금도 이 작품을 떠올리면 사람 사이의 믿음과 불신이 얼마나 얇은 선 위에 존재하는지 새삼 실감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리뷰를 작성하고자 맘먹었죠. 자 본격적으로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및 감상 포인트

먼저 영화 무뢰한은 한 형사의 집요함 그리고 어둠을 안고 사는 한 여성의 처절한 삶을 동시에 조명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핵심 내용은 살인범을 집요하게 쫓는 수사관 정재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요. 이 인물은 뛰어난 능력과 강력한 자존심을 무기로 사건을 파헤쳐 왔었는데요.

이번엔 사람을 죽이고 도주한 박준길이란 범인을 체포하려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잔인한 범죄자는 쉽게 잡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망자의 애인이자 단란 주점의 마담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김혜경이라는 여인을 미행하며 그의 동선을 포착하겠단 계획을 세웁니다.

전 이 설정 자체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범죄자를 추적하기 위해 연인을 이용한다는 발상은 어쩌면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일 수 있지만 여기선 더욱 치밀하고 성숙하게 풀어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과거에 화려했던 생활을 접고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김혜경의 모습은 눈부신 시절이 하루아침에 추락했을 때 얼마나 고단한 세상이 되는지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정재곤의 접근은 시간이 갈수록 단순한 함정 수사가 아니라 마음의 동요로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줬던 것 같은데요. 이 장면들을 보면서 "만약 나라도 목적을 위해 누군가의 삶을 이토록 이용할 수 있을까?"란 딜레마를 절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김혜경이라는 인물의 깊이

그리고 그녀가 과거엔 잘나가는 텐프로였단 설정은 극 중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빛을 발하던 시절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은 채 남아 있지만 지금은 영업 부장으로 위장 취업한 정재곤과 주점에서 간신히 돈을 모아가며 버티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도망 중인 박준길은 여전히 카지노 같은 곳에서 쓸 자금을 김혜경의 이름으로 빌리는 형편없는 행동을 일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경은 그 남자를 완전히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사람의 연민과 죄책감이 얼마나 인간을 부서뜨릴 수 있는지 체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김혜경이 왜 범죄자에게 끝까지 미련을 두는지 밝혀지는 대목에서 그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가 오로지 자신 때문이라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그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도망쳐야 할 때 진작 떠났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누군가가 날 지키기 위해 큰 죄를 저질렀다면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할 거란 현실적인 고민도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의 갈등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인간적이어서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정재곤, 형사의 갈등

게다가 계속해서 범인을 검거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형사의 시점에서 본다면 계획적으로 김혜경에게 접근해 정보를 얻어내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이 여인을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그 부분이야말로 이 영화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장면이었습니다. 결국 박준길을 생포하려는 의도와 김혜경을 지키고 싶단 동정심이 뒤섞이면서 형사로서의 본분과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충돌하게 됩니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상황은 더욱 살벌해집니다. 박준길과 김혜경이 돈 문제로 얽힌 끝에 해외로 떠날 계획을 세우지만 수사망이 좁혀지는 것 또한 막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영화의 대미가 되는 장면에선 경찰의 급습이 예측된다고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충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저 역시 화면을 보면서 "정말 이런 식으로 마무리되는 건가?"란 놀라움에 몸을 웅크리게 됐습니다. 결국 혼자 남게 된 김혜경은 무너져 내리고 정재곤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음에도 씁쓸함만이 가득해 보이는 결말로 이어집니다. 보는 내내 숨이 막힐 정도로 현실적인 잔혹함을 담았기에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여운과 메시지

또한 이 작품은 결코 해피엔딩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기묘한 여운이 오래 남더라고요. 김혜경이 빚더미와 고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인간답지 못한 삶을 이어 가는 모습은 정말 안쓰럽게 다가오면서도 한편에선 형사는 자신의 일이 단지 범인을 잡는 것뿐이었음을 말하지만 그 역시 진심으로 그녈 이용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게 저는 보고 있었습니다. 이 지점이 바로 영화 속 가장 강렬한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총점 및 결론

그리고 전 이 작품의 몰입감이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보는 사람을 끝까지 사로잡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돋보여 보였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론 지나치게 어둡고 희망의 여지가 적은 구성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너무 무거운 내용이 취향이 아니라면 조금 힘들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인간이 가진 양면성을 그리는 점에서 OTT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단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전 10점 만점 기준으로 6.5점을 주고 싶습니다. 살짝 과하게 우울한 분위기에 비해 인물들 간의 감정선이 묘하게 끌려가도록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해외 평점을 살펴보면 IMDb에선 6.1점이고 로튼토마토 일반 관객 지수는 60%로 나름대로 평가가 갈리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어둡고 날카로운 작품 세계가 특정 취향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저 역시 "인간은 궁극적으로 뭘 위해 살아가고 누굴 지키려고 하는가?"란 물음을 놓지 않게 됐습니다. 사랑과 의무 그리고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마주하면서 우린 스스로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혹시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무뢰한 결말 줄거리를 살펴보시고 직접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할 것이고 또 다른 이에겐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다시금 일깨워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자 이것으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무뢰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씩 감상해보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